2023. 4. 17. 20:00ㆍ버스 기사`s Story
버라이어티 했던 하루...
하루에 이런 일이 모두 몰아칠 경우의 수가
얼마나 될까 싶은데..
이 날은 정말 너무 황당해서...
웃음만 나왔습니다. ㅋㅋㅋㅋㅋㅋ
위 사진의 모습이랑 비슷했지만..
그나마 비가 조금씩 내리고 있어서..
사진보다 상황은 나았습니다 ㅋㅋㅋㅋ
새벽 5시.... 버스가 출발할때만해도..
와이퍼는 정상적으로 동작했습니다..
새벽 5시 50분경...
갑자기 와이퍼가 동작을 하지 않습니다.
몇번이나 와이퍼 스위치를 껐다켜도..
와이퍼 반응은 없었고..
와이퍼 모터가 반응하는 소리도 없었어요.
이경우... 흔하게는 Fuse가 나갔을 경우와
와이퍼 모터가 나간 경우인데....
어쨌든 지금 운행 중인 상황에서....
조치할 수 있는 상황은 아니었어요.
제가 판단하기에.. 전방 확인은 가능했고..
비도 그리 많이 오는 편도 아닌지라..
그대로 운행을 진행했습니다.
운행하는 내내.. 비는 조금씩 오는 상황이었고
차량간 간격도 평소보다 더 넓게 벌리고..
속도도 낮추어서 운행하다보니..
목적지 도착 시간이 평소보다 늦어져서..
손님들이 오늘은 좀 늦었네요 라고 했지만..
출근 시간 전이긴 해서 크게 문제가 되진 않았어요.
와.. 근데... 거즘 한시간 넘게 버스를 몰았고..
그 사이에 손님들은 계속 탑승하고 있었는데도
아무도.. 그 누구도....
"아니 비가 오는데.. 왜 와이퍼를 안 켜요?"라고
물어보는 분은 한분도 안 계셨고..
대부분 주무시더라구요. ㅋㅋㅋㅋㅋㅋ
저는 계속 긴장하면서 운전했는데...
여튼 운행을 마치고.. 회사에 보고를 하고..
정비소에 입고를 시켰는데....
와이퍼 모터가 고장났더라구요...
바로 수리가 안되서 오후 운행은
다른 차를 배차받아서 운행하기로 했습니다.
이때만해도.... 오늘 참 별일 다 겪는구나 했는데...
오후에 터진 일에 비하면 새발의 피였어요.
오후에 저에게 배차된 차는...
제가 정말 좋아하는 차입니다...
기아 Grandbird Silk Road라는
모델인데요.. 제일 상위 모델이고...
승용차로 치면 에쿠스급이라고 생각하면되요.
기어도 아주 부드럽게 잘 들어가고..
승차감도 좋은 버스에요...
게다가 우등 버스이라서 고급스럽습니다.
다만 버스 길이가 12미터가 넘어서
부담스럽기도 한데...
좌/우회전시 좀만 더 신경 쓰면되는거라..
이야~~~ 덕분에 오후에는 리무진 버스를
모는구나.. 좀 더 편하게 운전하겠다 싶어서
아주 좋아했습니다 ㅋㅋㅋㅋㅋㅋ
재앙의 시작일 줄은 꿈에도 모르고요.ㅋㅋ
손님을 태우고 한참을 가는데......
위 이미지처럼.. 물통 모양의 경고가 뜨면서
'삐~~~'하는 경고음이 울리더군요.
어라.. 냉각수가 부족하다고?
이 차 운행하시는 분이 관리를 안하는 분이 아닌데..
냉각수가 부족하다니.....?
일단 차를 길가에 세우고.....
엔진룸을 열어서 냉각수통을 확인하니..
이게 조금 남은게 아니라...
아에 텅 비어있더군요.
어라? 말이 안되는데..?
냉각수 통이 이리 빌리가 없는데.... 하고
엔진룸 안을 보니.....
냉각수가 순환하는 튜브가 터져서...
냉각수가 폭포처럼 다 새어나오더군요.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이런 망했네....
냉각수가 순환하는 튜브가....
바깥쪽에 있다면...
여분으로 갖고 다니는 튜브로 교체하고
예비로 갖고 다니는 냉각수를 채우면 되는데
이건.. 팔도 닿지 않는 안쪽에 위치한 튜브가
터져서 자가 수리가 되지 않는 부분이더라구요.
일단 회사에 보고를 하고....
차내에 계시는 손님들은 택시비는 추후에
회사에서 지급할테니 택시타고 출근을 부탁드렸네요.
그럼 어떻게 이 난관을 벗어나야할까....
출장 수리를 부르기에도....
시간이 너무 오래걸리고....
출장을 올수 있는 업체 찾는것도 번거롭고요.
그리고 장비없이 하기에는 좀 어려운 위치라...
그냥 오라고 했다가는 그냥 수리 못하고...
출장비만 날릴수도 있고요.
예시 사진인데요..
이런 대형 렉카가 오면 버스도 견인이 되요.
그런데 이런 대형 렉카를 부르기에는.....
버스가 서 있는 장소가 너무 협소하기도 했고..
렉카가 들어오려면 주변 주차되어있는 차주들에게
일일히 연락해서 차를 이동시켜야하는 문제도 있구요.
그냥 결국에는... 시속 10km/h 이하의 저속으로.....
제일 가까운 정비소로 이동하기도 했습니다.
버스는 엔진 오일양도 많고......
냉각수도 일부 엔진안에 있어서 저속으로 살살 이동하면
크게 무리가 가지는 않는다고 합니다.
다만.. 수온 게이지를 계속 확인하고 가다가...
수온 게이지가 1/3 이상 절반 가까이 올라가면...
잠시 정차해서... 시동을 끈 후.... 수온게이지가
다시 내려가면... 다시 이동하는 것을 반복했지요.
근데 문제는... 늦은 오후에......
차량은 도로를 가득 채운 시간에.......
버스가... 대형 버스가...
비상등을 켜고 시속 7~8km/h로 가니....
뒤에 차들은 짜증이 많이 났을거에요.
다들 저 버스 기사 XX 도데체 뭐냐고 욕했겠지요.
죄송합니다. 저도 어쩔수 없어요...ㅠㅠㅠㅠㅠ
결국.... 저속으로 이동해서 정비소에 입고는 했어요.
사실.. 튜브만 교체하고 냉각수만 채우면 되는 작업이라.
작업 시간은 길지 않았는데...
교체 위치 때문에.. 정비사님이 애 좀 먹었지요....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버스 실내에 들어가서...
버스 안의 뒷부분에 있는 뚜껑을 열고...
겨우 한 손만으로 풀고 뜯고 조립해야하니...
작업은 단순한데 작업하기에는 좀 짜증나는...
사진속에 파란색 호스가 새로 교체한 튜브입니다.
관리 부장님이랑...
대표님이랑.... 이사님도..
다들 전화와서.....
초짜가 수고했다고...
큰건했다고... 한마디씩 하시네요.
오늘 큰 경험했다며....
관리부장님은.......
오전 오후 아주 하루종일....
고생 많았다고.. ㅋㅋㅋㅋㅋ
와.. 정말 하루종일...
정비소만 들락달락.....
생전 처음 겪는 일을.....
하루에 두번이나....
아주... 버라이어티했던 하루였네요 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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